본문 바로가기
세상 구경/우리나라

의성 고운사 카페 '우화루' - 2023년 10월 방문기

by 오몽실 2025. 3. 27.

 얼마 전 경북 지방에 산불이 크게 나서 천년 고찰인 고운사가 전소되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2년 전에 아이와 함께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이틀정도 머문 곳이라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인데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당시 지장기도를 하고 있었던 저는 해동제일 지장도량이라 불리는 고운사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방문했던 날에는 고운사 지장보살 보살상이 외부에 나가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결국 보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었는데, 이번 큰 화재로 지장보살님상이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도 되고 궁금하네요. 다시 뵐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습니다. 

 

고운사에 가면 신라시대 최고의 지성인 중 한 명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지었다는 멋진 '가운루'와 그 누각을 바라볼 수 있는 '우화루'라고  하는  두 개의 건물이 있었어요.

 

 가운루는 계단을 통해 내부로 들어와 의자에 앉아 고운사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었고, 우화루는 찻집으로 개조해 대중에게 개방을 한 상태였지요.   

 

 저는 그 아름다운 찻집을 소개하려고 하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다 타버리다니 정말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겠지요? 뭐라도 돕고 싶은 마음이네요. 우선 비가 충분히 내려서 불길이 다 꺼지면 좋겠습니다. 그리움과 희망의 마음을 갖고서 해 지난 사진을 올려 봅니다. 

 


 

 고운사에서는 맨발 걷기를 할 수 있었어요. 우거진 산속 숲길 사이로 황톳길과 흙길이 쭉 나 있어서 걷기에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당시엔 한창 맨발 걷기 열풍이 불던 시기였는데 도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이렇게 멋진 곳에서 맨발 걷기를 해 보니 정말 어지간한 병은 다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평화로웠습니다. 

 

 남편과 저는 더없이 좋았고 아직 발바닥이 말랑한 아이는 발바닥이 아프다며 얼른 신발을 다시 신고 뛰어다녔어요. 그리고는 버섯을 찾기 시작했어요. 방귀버섯, 찻잔버섯처럼 생긴 버섯들을 찾았답니다. 

 

방귀버섯찻잔버섯버섯
고운사-버섯

 

 

 아래 사진 세 장 중 가장 왼쪽부터 살펴보면 각각 가운루의 뒷모습, 가운루의 정면 모습과 오른쪽의 우화루, 그리고 가운루 안에서 바라본 고운사 동종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번 화마에서 저 동종만 살아남은 것 같더라고요. 너무 안타까워요.

 

가운루가운루와-우화루고운사-동종
고운사-우화루-가운루

 

 

 이곳이 '우화루'라는 누각에 지어진 동명의 카페입니다. 여기에서 간단한 기념품도 팔고 요깃거리도 팔고 있었어요.

 

 남편과 아이는 계단을 통해 가운루로 올라가서 비치되어 있는 의자에 앉아 쉬었고 저는 우화루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던 남편과 아이를 바라봤습니다. 

 

 별 것 없어도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무언가가 있는 멋진 곳이었어요. 

 

 

카페-우화루카페-우화루
가페-우화루-고운사

 

 

 앞서 포스팅한 것처럼 벌새 같은 박각시나방도 만날 수 있고, 어느 방향에서 보든, 보는 사람을 쳐다보는 것 같은 호랑이 벽화도 있었죠.

 

 

2025.03.05 - [기타등등 이것저것/정보] - [자연] 벌새와 박각시 나방 - 운 좋은 실제 목격담

 

[자연] 벌새와 박각시 나방 - 운 좋은 실제 목격담

지지난해 가을에 의성 고운사에 갔다가 박각시나방을 처음 봤습니다. 빠른 날갯짓으로 공중에 정지한 상태로 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벌새다."라고 소리치며 바라봤는데 자세히 보니까 새라고

madammong.com

 

 

그리고 소박하지만 꿀맛인 사찰음식도 있고요. 당근으로 전을 부쳐주실 줄이야! 처음엔 옛날에 먹던 분홍소시지인가 했어요. 그리고 그 소박한 당근 전이 그렇게 맛있을 줄은 또 몰랐네요. 

 

박각시나방고운사-호랑이벽화고운사-사찰음식
고운사-추억

 

 

 

 화단에 피어있던 봉선화 꽃도, 새벽 예불에 참석하러 가던 길에 봤던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과 그 속에서 빛나던 하늘의 별들도 다 생각이 나는데 고운사 전각은 다 사라졌네요. 

 

 어서 불길이 다 잡히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자 최신 뉴스를 보니 전각 18개가 타고 대웅전을 비롯한 11개의 전각은 괜찮다 하네요. 그나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