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24년 겨울 어느 날 아이가 책을 읽다가 저에게 들고 오더니 "우리도 장 담그자. 씨간장 만들어 보고 싶어"라고 했어요. 그 책은 「가을이네 장 담그기」라는 제목의 책이었는데 읽어보니 저도 참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이 기회에 한번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먹거리를 만든다는 느낌보다 과학 실험을 하나 해 본다는 심정으로 큰 기대 없이 소량만 만들어 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중에는 모두 큰 사각 메주만 판매하고 있어서 저에게는 양이 너무 많았어요.
그러다가 언젠가 시어머님께서 장 담을 때 이용하셨다는 '알메주'가 떠올랐습니다. 콩알메주 혹은 알콩 메주는 삶은 콩을 찌어서 네모나게 메주모양으로 뭉치지 않고, 삶은 콩알 모양 그대로 알알이 발효를 시켜서 장을 담는 거예요.
그럼 이왕 하는 거 콩알메주도 직접 만들어보자 싶어서 도전을 해봤습니다. 메주로 되는 과정에 생기는 곰팡이를 제가 직접 보고 싶기도 했고, 아이에게도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요새는 유튜브에 찾아보면 온갖 정보가 다 있잖아요? 그래서 콩알메주 만드는 법도 찾을 수 있었어요. 저는 제가 종종 시청하는 유튜브 채널 '종갓집 며느리'에서 힌트를 많이 얻어서 황국균도 쿠팡에서 구매하고, 작은 소형 항아리도 구입하고 이런저런 준비를 했어요.
대두콩도 만지면 뭉개질 정도로 푹 삶고, 삶아진 콩을 건져내어서는 적당한 온도에서 황국균과 잘 버무려 준 뒤 전기방석으로 따뜻하게 온도를 유지시키며 콩을 띄웠습니다.
제 기억엔 하루 이틀 만에 곰팡이가 많이 생겨났었어요. 아이도 저도 너무 신기했지요.
곰팡이가 채반의 가운데에 있는 콩에는 잘 생기지 않고 가장자리 부분의 콩에 많이 생기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크게 나쁘진 않아 보였어요. 그런데 문제는 건조였습니다.
하얀 곰팡이 옷을 입은 콩알메주를 잘 말려야 하는데 넓게 펼쳐 말릴만한 채반 같은 게 없었거든요. 그냥 깨끗한 종이를 바닥에 깔고 띄워진 콩을 넓게 펼쳤으면 되었으려나요?
아무튼 그때는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연구해도 도저히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다가 콩은 과발효가 된 듯 찐득찐득해져서 뭉쳐지기 시작했고, 어쨌든 살려보려는 마음에 손으로 뜯었는데 실패의 기운이 물씬 느껴졌었어요. 그 뒤로도 콩을 살려내지 못하고 다 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콩에 곰팡이 생기는 걸 봤으니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리고 장 담그기도 시판용 콩알메주를 사서 담기로 했습니다. 네모난 메주는 양이 너무 많으니까요.
그리고 장 담그기는 다행히 성공했답니다!
시판용 콩알메주를 이용해서 소량으로 만든 간장, 된장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할게요.
2025.03.26 - [Mong's table/Big Projects] - 아이와 장 담그기 2 - 아파트에서 시판 콩알메주(알콩메주)로 장 담기, 성공담
아이와 장 담그기 2 - 아파트에서 시판 콩알메주(알콩메주)로 장 담기, 성공담
소꿉놀이처럼 해 본 '아파트에서 콩알메주 띄우기'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장 담그기 자체가 실패하지는 않았어요. 시판용 콩알메주로 도전해 보면 되니까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얼른 구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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