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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삼성동 맛집 - 외고집 설렁탕

by 오몽실 2025. 1. 13.

 이 날은 갑자기 설렁탕이 너무나 먹고 싶었던 날이었어요. 추운 날씨가 계속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뜨끈한 국물에 시원한 깍두기 생각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삼성동 봉은사에 가던 길에 근처 설렁탕가게를 방문하게 되었어요. 

 

  노포는 아니지만 블루리본과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집이었어요. '아직 미취학 아동인 아이도 잘 먹을까?' 하는 궁금한 마음을 갖고 봉은사역에서 천천히 걸어가 봤습니다.

 

  가게 위치가 9호선 삼성중앙역에서는 가까운데, 봉은사에서는 제법 거리가 있고 가는 길이 오르막이라 무난한 길은 아니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식사 전에 운동 삼아 걸으니 괜찮았어요.

 

 

건물 모습입구
외고집 설렁탕 가게 모습

 

 

 간판에 since 2005라고 쓰여진 걸 보니, 이제 한 20여 년 된 가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주말이라 인근의 회사원이 많이 없어서 조용하겠지 싶었지만, 점심시간 즈음이라 그런지 가게는 만석이었어요. 그리고 가게에 들어서는데 고기 누린내 같은 게 아주 살짝 나면서 기대감이 더 커졌습니다. 

 

 육고기든 생선이든 '누린내난다, 비린내 난다' 하면서 갖은 기술과 양념을 넣어 만든 음식보다는 잘 손질한 재료의 맛과 향이 느껴지는 음식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결코 기분 나쁜 냄새가 아니었어요. 보통 요리할 때 많이 사용하는 소고기 부위의 냄새가 아닌 다른 부위의 냄새 같았어요. 그래서 호기심이 더 생겼죠.

 

  가게에 들어가서 테이블에 착석하면 주문하기 전에 깍두기와 김치, 집게와 가위, 고기 찍어 먹는 소스와 밥을 먼저 세팅해 줍니다.  그럼 각자 기호에 맞게 김치류를 잘라먹으면 되죠. 저는 아이와 같이 와서 그런지 포크도 하나 같이 주셨어요.

 

 메뉴는 꽤 다양했어요. 설렁탕 집에 왔으니 설렁탕 하나 시키고, 기본 설렁탕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니까 머리고기 설렁탕도 하나 시켰어요.  그리고 비싸서 궁금한 도가니탕도 하나 이렇게 3개를 주문했습니다.

 

기본 상차림각자 잘라먹는 김치류메뉴
기본 상차림과 메뉴

 

 

 

 순서대로 설렁탕, 머리 고기 설렁탕 그리고 도가니 탕입니다. 설렁탕 2개에는 소면 사리가 하나씩 들어 있고, 도가니탕에는 소면 사리가 없어요. 머리고기 설렁탕에는 머리고기가 들어있고, 기본 설렁탕에는 양지 같은 살코기 부위가 있어요. 모두 얇게 썰어서 먹기 부드러워요.

  

설렁탕머리고기 설렁탕도가니탕
설렁탕, 머리고기 설렁탕, 도가니탕

 

 

 아이가 고기를 종류별로 모두 먹어 보고 싶다 해서, 그릇에 골고루 담아 봤습니다. 뚝배기에서 건져 바로 먹기에는 뜨거웠거든요.  왼쪽 첫 번째 사진에 있는 기다랗고 반투명한 고기가 머리고기예요. 그리고 가운데 사진에 있는 게 도가니탕에 들어 있는 고기이고요.  마지막 사진은 양념장입니다.

 

고기와 소면도가니소스

 

 

 물컹한 식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는 살코기가 가장 맛있다 하고, 남편은 부들부들한 도가니를 제일 좋아했어요. 저는 처음 먹어보는 머리고기가 괜찮았습니다.

 

 아이는 식혀준 소면 사리도 다 먹고, 밥도 2/3 정도 먹고, 고기도 맹렬히 먹었어요. 국물까지 두 그릇 마시면서요. 두 번째 국물을 먹을 땐 후추와 소금을 뿌려 달라 하더니 더 맛있다면서 저에게 소금, 후추를 넣어 먹을 것을 추천했어요. 

 

 남편은 소면사리 하나 시키고 남은 국물에 밥을 모두 다 먹었고요. 저도 그릇을 거의 다 비울 정도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고기의 어느 부위인지, 국물을 낼 때 사골이 들어갔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굉장히 깔끔하면서 든든한 한 끼였어요.  집 가까이 있으면 자주자주 갈 것 같은 설렁탕 집이었습니다. 

 

 참, 여기는 배추 김치랑 깍두기도 맛있어요. 보통의 설렁탕 맛집보다 단맛이나 쨍한 맛이 덜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심심하고 자연스러운 맛이었어요.

 

 식당에는 외국인손님도 꽤 보이고, 어르신들도 많이 보였어요. 가게 소개를 보면, 화학 조미료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횡성한우를 이용해서 만든다고 합니다. 현재 가게 대표님이 2005년 장모님에게 전수받은 설렁탕 조리법을 개선해서 가게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온 가족이 맛있게 먹은 '외고집 설렁탕' 추천합니다.

 

https://m.place.naver.com/restaurant/12048308/home?entry=plt

 

외고집설렁탕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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