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ng's table/오늘 뭐 먹었니?

두부 명란찌개 - 언두부를 활용한 맑은 찌개

by 오몽실 2024. 12. 24.

 이 날은 오이탕탕이를 아이와 함께 만들어 먹은 날이었어요.

 

 

오이탕탕이

이 날은 아이와 함께 저녁 식사에 먹을 반찬 하나를 만들어 봤습니다. 집이 엉망이 될 가능성이 적은 메뉴죠. 바로 '오이 탕탕이'입니다.   오이탕탕이는 검색해 보면 중국식, 일본식, 백종원식

madammong.com

 

 

 밥은 선비잡이 콩을 넣은 콩밥을 하고 국으로는 명란두부찌개를 만들었었어요. 선비잡이 콩이 왜 이름이 선비잡이 콩인지는 가장 마지막에 설명할게요. 지금은 찌개가 주인공이니까요.

 

 집 냉동실에 얼려둔 두부가 있어 그 언두부를 이용해서 끓인 찌개입니다. 재료준비부터 할까요?

 

 재료는 언두부 1모, 백명란, 양파, 애호박, 무, 고추, 대파, 다진 마늘입니다. 집에 남았는 게 한살림 백명란이라서 그걸 사용했어요. 백명란 아니라 양념이 된 일반 명란젓도 그대로 혹은 살짝 씻어서 이용하면 됩니다. 고춧가루 때문에 매운가 아닌가 하는 정도의 차이겠죠?

재료준비
재료

 

 

 언두부는 꽁꽁 얼어 있을 땐 거대한 유부처럼 노르스름해 보여요. 하지만 슬슬 녹기 시작하면 두부 본연의 뽀얗고 하얀 얼굴을 드러냅니다. 1+1에 혹해서 두부를 사다 보면 유통기한이 임박해지고 있는 데 사용을 못하는 두부가 생기기도 하죠. 그럴 땐 두부를 통에서 건져낸 뒤 한번 씻어서 그대로 얼리면 됩니다.

 

 처음 언두부를 만들어 볼 땐 왠지 실패할까 봐 겁도 나고 조마조마했는데, 그럴 게 하나도 없어요. 그냥 얼리면 되고, 사용할 때는 냉동실에서 꺼내 상온에 두면 다시 살아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냉동인간들처럼요.  

 

 저희 집에는 오늘 반찬이 어제 반찬과 똑같아도 아무도 불평하는 이가 없기 때문에,  이 날도 찌개를 만들어서 다음날까지 먹을 요량으로 넉넉히 만들었습니다.

 

 찌개 국물을 만듭니다. 다시마, 멸치, 디포리 조금씩 넣고 끓여주세요. 그리고 준비된 채소 재료들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줍니다. 언두부도 한입크기로 잘라 주세요. 두부가 완전히 해동되었을 때 손으로 뚝뚝 잘라도 좋습니다. 언두부의 단면을 보면 스펀지처럼 구멍이 송송 나 있어요. 얼었다 녹으면서 생기는 빈 공간인데, 이 때문에 그냥 두부와는 약간 다른 식감을 주고 양념도 더 잘 배어 드는 장점이 생기지요. 

 

육수내기다듬기언두부-자르기
준비

 

 

 

  육수가 끓어 오르면 다시마와 건어물을 건져내고 그 자리에 재료들을 모두 넣어 줍니다. 적당한 크기로 썬 명란을 뜨거운 국물에 넣으면 색이 불투명하게 변하면서 부피가 더 커지죠? 신기합니다. 더 맛있게 하려고 새우젓을 조금 넣을까 했는데 국물 맛을 보니 백명란이 짭짤해서 그런지 국물이 충분히 짭쪼롭합니다. 새우젓을 넣으면 안 될 것 같네요. 그래서 새우젓은 빼고 다진 마늘, 어슷 썬 대파와 청홍고추를 넣고, 냉장고에 남아있던 미나리까지 넣어 마무리합니다.

 

 남아서 넣은 거지만 시원하고 향긋하니 미나리도 참 잘 어울리네요. 갑자기 추워진 요즘 뜨뜻한 국물이 제일입니다. 

 

상차림완성
완성

 

 

 

*** 선비잡이콩

 

 어느 날 과거 시험을 보러 가던 한 선비가 선비잡이 콩이 든 밥을 먹고는 그 맛에 반해 과거 시험 보러 가는 길을 미루었다네요. 그러다가 그만 시험을 놓치고 말았답니다. 그 선비는 이후에 그 집의 딸과 결혼해서 콩농사를 짓게 되었다는 재미난 이야기가 내려온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