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냉동실에는 일전에 데쳐서 얼려 놓은 배추 우거지가 좀 있었어요. 그리고 신선한 무청 시래기도 냉장고에 하나 있었고요. '아이가 좋아하는 시래기 된장국을 끓여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냉동실의 북어 대가리가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이번엔 멸치 육수가 아니라 북어 육수를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냄비에 물을 붓고 북어 대가리를 넣은 뒤 푹~ 끓입니다.

얼려둔 배추 우거지는 해동시킨 뒤 듬성듬성 자르고, 무청은 깨끗이 씻어서 적당한 길이로 썰어 주세요.

북어 대가리를 건저 낸 육수에 배추우거지와 무청을 넣고 다시 푹 끓여 주세요. 배추우거지와 무청이 부드럽게 부들부들하고 흐느적거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충분히 익혀 줬어요.
된장 2T를 수북하게 넣고 고추장 1/2T도 넣었는데, 평소에는 시래기 된장국 끓일 때 고추장을 넣지 않아요. 그런데 황태 육수가 멸치 육수보다 맛이 좀 부족한 느낌이 있길래 궁여지책으로 고추장을 약간 넣어 봤습니다. 만들다 보니 대가족 식사처럼 국 양도 엄청 많아지기도 했고요. 어쨌든, 시래기와 무청이 푹 익도록 오래 끓여 줍니다.
마지막에 다진 마늘 수북이 1T, 어슷 썬 대파 1대 넣고 살짝 더 끓인 뒤 상에 냅니다.


이상 이래저래 세 끼니 동안이나 함께 했던 시래기 된장국이었습니다. 그래도 시래기된장국을 좋아하는 아이 덕에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 지을 수 있었어요.
또 대부분의 국이나 찌개가 그렇듯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국물도 졸아들고 양념이 재료에 더 깊이 배어들어 조금씩 더 맛있어지는 재미난 경험을 하면서 먹었답니다.
클래식은 영원하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시래기 된장국은 언제나 맛있고 푸근합니다.
'Mong's table > 오늘 뭐 먹었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이만두 - 여름만두지만 겨울에도 맛있는 아삭한 만두 (3) | 2025.01.02 |
---|---|
숙주 청국장찌개 - 초간단 영양가득 가벼운 청국장찌개 (1) | 2025.01.01 |
몽여사표 육회 - 집에서 육회 만들어 먹기, 육회 양념 만드는 법 (2) | 2024.12.27 |
두부 명란찌개 - 언두부를 활용한 맑은 찌개 (1) | 2024.12.24 |
오이탕탕이 - 아이도 잘 먹는 마늘 듬뿍 오이탕탕이 (6) | 2024.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