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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 table/오늘 뭐 먹었니?

돼지수육과 굴무침 - 돼지수육 삶기

by 오몽실 2024. 12. 20.

 며칠 전 저녁에는 돼지수육과 굴무침을 만들어 먹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요리책 중 하나인 한복선 선생님의 요리 책에 나와있는 레시피를 이용한 요리랍니다.

2011년 판 책이라 책 낱장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여전히 이 책이 좋습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이 음식을 서너 번 이상 만들어 먹는 것 같아요. 정말 맛있거든요. 

올해는 두 번째 만들어 먹은 거네요.

 

한복선 선생님 요리책 책 속 돼지보쌈 레시피 사진
한복선 선생님의 요리책

 

 

 

 

자, 우선 돼지고기를 삶아 줍니다. 

 

수육 만들기돼지고기 삶기
돼지수육

 

 돼지고기는 삼겹살 부위을 사용했어요.

냄비에 돼지고기 700g과 고기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통후추 7개, 통마늘 3개, 생강 한 조각, 된장 한 스푼, 청주 한 스푼, 쪽파 다듬으면서 나온 이파리를 넣어 같이 푹 끓입니다.

 

 이도저도 없으면 된장 약간만 넣어도 괜찮아요. 신선한 돼지고기는 그다지 냄새가 나지 않더라고요. 돼지고기가 다 익었으면 불을 끄고 그대로 가만히 두고서 천천히 식히세요.

 

 수육을 맛있게 삶는 노하우는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저의 방법은 삶은 물에 담근 채로 서서히 온도를 떨어 뜨리는 거예요. 그리고 먹기 직전에 썰어서 내면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한 수육이 됩니다.

 

  어째든, 돼지고기가 삶아지는 동안 부재료를 손질합니다.

부재료 준비 및 양념장 만들기

 

 

 쪽파 10 뿌리, 미나리 100g을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길이로 자릅니다. 배 반쪽도 채 썰고 무도 200g을 채 썰어 주세요. 무 200g은 사진에 보이는 저 정도 양이에요. 무채는 소금을 살짝 뿌려 두고, 나중에 물이 생기면 베보자기에 넣고 꽉 짜서 수분을 제거해 줍니다.

 

 수고롭지만 먹어보면 그냥 무채와 식감이 달라요. 무를 소금에 절여 물기를 잘 짜면 좀 더 무말랭이처럼 꼬들꼬들한 식감이 느껴져요. 대추는 씨를 빼고 적당한 두께로 채를 썰고 밤은 껍질을 벗겨 편 썰기를 합니다. 잣은 고깔을 떼고 기름을 두르지 않은 마른 팬에 한번 볶아 주세요. 

 

 그럼 잣 표면이 반질반질 해지면서 향이 진하게 퍼지죠. '잠자는 병속의 잣공주'를 깨우는 기분입니다. 통깨도 1t 정도 넣어요. 밤, 잣, 대추가 들어가면 그 메뉴가 뭐든 대체로 고급 한식 요리로 변합니다. 그만큼 맛과 향이 한층 풍부해지지요.

 

 양념장은 저희 집 입맛에 맞게 조절을 했어요. 고춧가루 2T, 멸치액젓 2.5T, 물 1/4C, 설탕 2T, 다진 파 2T, 다진 마늘 1T, 다진 생강과 소금을 1/2T씩 넣고 잘 섞어 줍니다. 그럼 약간 뻑뻑한 농도의 양념장이 만들어져요. 그대로 10분 정도 두면 설탕입자가 녹기 시작하면서 양념장에 윤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그다음엔 굴을 준비합니다.

노로바이러스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생굴을 먹지 못하고 보내는 겨울이 더 무섭기에 굴 무침을 만듭니다.

 

 저는 한살림에서 파는 작은 소굴을 샀어요. 큰 굴보다 조금 더 탱글 탱글한 느낌이 들어서 굴무침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300g 정도 사용했답니다.

 

 

 잘 씻어 물기를 뺀 굴을 손질해 놓은 부재료와 합쳐 주세요. 그리고 준비된 양념장을 넣고 손으로 잘 버무려 줍니다. 그럼 뻑뻑하던 양념장이 부드럽게 퍼질 거예요.

 

 

상을 차려야겠죠?

 

상차림

 

 

 남은 흑미의 양이 애매해서 탈탈 털어 넣었더니 오레오 과자처럼 까맣게 된 밥과 계란반 국물반인 계란국과 함께 상을 차렸습니다.

 

 수육과 굴무침 그리고 돼지고기의 단짝친구인 새우젓도 꺼냈어요. 아이용 굴무침은 원래 굴무침을 두어 번 물에 씻어 고춧가루를 좀 없애 주었더니 잘 먹었습니다. 혹시 느끼할까 싶어 오이맛고추와 마늘 편 썬 걸 잔뜩 올렸는데 결과적으로는 굴무침이 너무 맛있어서 필요가 없었어요.

 

 또 원래 선생님 레시피에는 알배추를 소금에 살짝 절여 쌈으로 같이 곁들이게 되어 있어요. 이날은 개인적으로 몹시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생략했습니다만, 그렇게 만들어 먹으면 배추의 기분 좋은 단맛과 함께 더 맛있는 수육과 굴무침을 즐길 수 있답니다. 

 

 한 이삼주 후에 또 한 번 만들어 먹어야겠어요. 한 번도 뵌 적 없는 한복선 선생님 감사합니다! 

겨울마다 잘 만들어 먹어요. 우리 집 스테디셀러 메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