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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들 세시풍속 따라하기 프로젝트/세시명절(음력)

정월대보름 - 풍속과 놀이

by 오몽실 2025. 2. 11.

고싸움
고싸움(출처-전남일보)

 

 정월(음력 1월)에 둥근 보름달이 뜨는 15일을 정월 대보름이라고 하여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명절로 삼아왔어요.

 

 정월대보름은 단순히 새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 아니라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날'로 여기고, 새해에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보름을 보냈다고 합니다. 농경사회였던 옛날에는 농사가 최대 관심사 일 테니 한 해 농사의 시작도 그만큼 중요했겠지요.

 

 이런 대보름의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인 삼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까마귀 덕분에 반역을 꾀하는 무리를 처단할 수 있었던 신라의 소지왕(21대 왕)이 까마귀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해마다 정월 보름날을 '오기일'이라 이름을 짓고, 찰밥을 지어 제사를 드리게 했다는 게 그 시초로 보입니다. 

 

 대보름은 중국의 도교에서 말하는 '삼원'(한 해의 기준이 될 만한 중요한 세 날) 중 중 '상원'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이때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풍속이 우리나라와 일본에 전해지기도 했어요. 

 

 그럼 대보름의 풍속에는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볼게요.

 

 대보름에 둥글고 큰 보름달이 뜨는 만큼 달과 관련한 풍속이 있어요. 바로 높은 곳에 올라가서 달을 보며 각자의 소원을 비는 '달맞이'라든가, 달맞이를 할 때 소나무 가지나, 짚 등을 높이 쌓아 올린 달집을 태워 주변을 밝히는 '달집 태우기' 그리고 여자들이 첫닭이 울면 우물물을 먼저 길어 가려고 경쟁했던 '용알 뜨기' 같은 풍속이 그것입니다. 

 

 달집 태우기를 할 때 달집이 활활 잘 타오르면 그 해 농사도 잘 되고 마을에도 평안이 온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대보름날 아침에 앞다퉈 우물물을 뜨려고 경쟁하는 것은 대보름 전날 밤에 용이 내려와서 우물 속에 알을 낳는데, 그 용알이 있는 물을 남보다 먼저 길어서 밥을 해 먹으면 그 해 농사가 잘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네요.

 

 이 외에도 대보름날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더위를 파는 '더위 팔기'도 있지요.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서 그 사람이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라고 말해요. 하지만 대답을 해야 하는 사람이 눈치를 채고 대답대신 '내 더위 맞더위'라고 외치면 오히려 이름을 부른 사람이 더위를 가져가게 된다네요. 더위를 사지 않은 사람은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었어요.

 

 그럼, 이날 행해지던 민속 '놀이'는 어떤 게 있을까요?

 

 풍물패가 연주를 하며 집터 곳곳을 밟게 하여 땅의 신인 지신을 달래, 한 해 동안 나쁜 기운이 집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 했던 '지신밟기',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고 건너면서 새해에 다리에 병이 없기를 기원하는 '다리밟기', 여자들의 놀이였던 '놋다리밟기' 그리고 양쪽으로 편갈라서 남자들이 하던 '고싸움놀이', 논두렁에서 작은 불덩이를 깡통에 넣고 휘휘 돌려 원을 그리며 쥐도 몰아내고 해충의 알도 없앴던 '쥐불놀이' 등이 있었어요.

 

 액막이연 날리기도 있어요. 설날부터 날리던 연을 대보름날 밤에 날려 보내는 건데, 주로 방패연에 나쁜 운은 보내고 복을 부른다는 뜻의  '송액영복'이라는 글귀를 쓰고 하늘 높이 연을 띄운 뒤에 연줄을 끊어서 연을 하늘로 완전히 날려 보내는 거지요. 그렇게 하면 연의 주인에게 있던 나쁜 운들이 연과 함께 모두 다 사라진다고 여겼답니다.  대보름이 지나면 농사 준비로 바빠서 더 이상 연을 날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다음번엔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