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의 하루 전날을 까치설날이라고 하죠? 크리스마스도 크리스마스이브가 있고요. 큰 명절을 앞두고 하루 전부터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정월대보름에도 해당되는 모양입니다.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날을 특별히 이름하여 '소망일'이라고 한다네요. 작을소(小) 자에 보름 망(望) 자를 써서 '작은 보름날'이라는 뜻이래요.
우리 조상들은 이날에도 여러 풍속과 금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망일부터 대보름날의 아침이 밝아 오기 전까지 온 집안 곳곳에 촛불과 호롱불로 불을 밝히며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 들이기를 기원하는가 하면, 잣을 태워서 타는 모양을 보며 일 년의 운세가 어떠할지 예측해 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다음날인 대보름날 사용할 볏가릿대를 만들어 두기도 하고, 소망일에 잠을 자면 안되기 때문에 자지 않고 밤을 지새우기도 했어요. 소망일에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새버린다 생각해서 졸려도 참아야 하지만 참지 못하고 끝내 잠이 들어 버린 아이의 눈썹에는 몰래 밀가루를 발라 두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면 나이가 많이 들어버렸다며 흰 밀가루 눈썹을 놀리기도 했답니다.
왜냐하면 옛날 사람들은 사람 몸에 살면서 해를 끼치는 벌레가 있다고 생각을 했대요. 그런데 그 벌레는 소망일에 사람이 잠이 들면 몸 밖으로 빠져나와서 신에게 그 사람의 죄를 일러바치기 때문에 사람의 수명이 줄어든다 믿었답니다. 그래서 그 벌레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잠을 자지 않고 계속 깨어 있었다네요.
마지막 풍습은 아이들이 하던 풍습인데, 겨우내 가지고 다니던 빨간색, 파란색, 노락색으로 각각 칠한 나무조롱 3개를 소망일 밤중에 길에다가 몰래 버리면서 한 해 동안 나쁜 운이 생기지 않기를 기원했다 합니다.
대보름을 앞 둔 하루 전날에도 이렇듯 다양한 풍습이 있었습니다. 왠지 이번 소망일에 집에 아이가 잠들면 눈썹에 밀가루를 살짝 발라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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