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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들 세시풍속 따라하기 프로젝트/세시명절(음력)

[세시풍속] 음력 1월 1일 '설날'은 어떤 날일까?

by 오몽실 2025. 1. 28.

 가을의 추석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은 어떤 날인지 그 의미와 풍속을 살펴볼까요?

 

1. 언제부터 우리나라의 명절이 되었나?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기록에 따르면 삼국시대에는 이미 설명절이 존재했어요.

 

 636년에 쓰인 중국의 역사책 「수서」에는 신라 사람들이 설날 아침이면 서로 축하 인사를 나누고, 왕은 잔치를 베풀어 신하를 격려하고, 해와 달에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네요. 또 백제에서 음력 1월 1일에 하늘과 땅의 신과 왕실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또 다른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2. 설날의 이름들

 

 설날이 왜 '설'날인지에 관해서는 정확한 유래가 없어요. 다만 익숙하지 않다는 뜻인 '낯설다' 또는 '설다'라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짐작하는 견해가 있다고 하네요.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하니 새롭고 낯설겠지요?

 

 지금은 설날을 설날이라 부르지만, 또 다른 이름들도 있답니다. 즉, 설날을 원일(元日), 세수(歲首), 세초(歲初), 연두(年頭)라고도 했는데 한자는 다르지만 그 뜻은 모두 '한 해의 첫날'을 가리켜요.

 

 신일(愼日)이라는 이름도 있는데, 삼가다 '신(愼)'자에 날 '일(日) 자를 합쳐서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는 날'이라는 뜻이라네요. 옛사람들은 한 해의 운수가 새해 첫날에 달렸다고 생각해서 새 해의 평안을 위해 이 날 하루 각별히 말과 행동을 조심하며 보내자는 뜻으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할 수 있어요.

 

 조금 더 최근으로 와서 살펴보면 설날을 '구정(舊正)'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양력 1월 1일의 '신정(新正)'과 대비해서요. 신정 혹은 구정이라는 용어는 일제강점기(1910~1945년)에 음력설을 지내지 못하게 하려고 '옛 설'과 '새로운 설'이라는 의미로 바꿔 부르기 시작한 거라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의 잔재이기도 하니 쓰지 않는 편이 좋겠네요.

 

 제가 어릴 때인 1980년대만 해도 양력 1월 1일을 설로 지정해서 명절로 지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가 어느샌가 다시 음력설을 지냈는데, 그때가 바로 1989년입니다. 즉, 조선시대에는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지내다가 대한제국 고종 35년인, 1896년에 개혁 운동의 일환으로 양력을 사용하면서부터 설날을 양력 1월 1일로 바꿔 지내게 되었죠. 그리고 다시 1989년(노태우 정권)에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부르며 명절로 지내게 된 것입니다.

 

 

 

3. 다른 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처럼 음력 1월 1일을 명절로 기념하는 나라는 중국(춘절),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있고, 일본은 오쇼가츠(正月)라고 부르는 명절을 양력 1월 1일에 지냅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보니, 북한은 지금도 사람들이 양력설을 쇤다고 하네요. 2003년에 음력설을 공식 '설 명절'로 지정하긴 했지만, 민간에서는 오랜 기간 양력설을 지내왔기에 아직도 양력설을 더 많이 지낸다고 합니다. 

 

 

 

4. 설날에는 무엇을 먹을까?

 

 설날의 대표적인 음식은 바로 '떡국'이지요. 그래서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있고요. 이 떡국은 삼국 시대의 제사 때 먹던 음식이라 하네요. 

 

 떡국은 길게 뽑은 하얀 가래떡을 동전크기로  나박나박 어슷하게 썰어서 국물에 넣어 먹는 음식이잖아요. 긴 가래떡을 이용하면서 오래 살기(장수)를 기원하고,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떡도 흰떡을 쓰고, 국물도 맑게 끓였다고 합니다.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은 바로 이 떡국에서 유래가 되었어요. 떡국에는 원래 꿩고기를 넣어 국물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꿩은 사냥을 해서 잡아야 하니 구하기도 쉽지 않고, 비싸기도 해서 쉽게 사용하지 못했죠. 그래서 꿩대신 닭고기를 사용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저는 올해 채소떡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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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설날의 풍속은 무엇일까?

 

  설날에는 새로 장만한 옷이나 신발인 '설빔'을 입어요. 특히 어린아이들은 여러 가지 색의 옷감으로 소매를 달아 만든 색동저고리를 입고요. 

 

 그리고 조상에게 간단히 올리는 제사인 '차례'를 지내지요. 원래 제사는 돌아가신 조상님들 위해 많은 음식을 차리고 밤(밤 11시~새벽 1시)에 지내지만, 설날과 추석에 지내는 '차례'는 밝은 아침에 비교적 간단한 상차림으로 지낸답니다.

 

 이때 귀신을 쫓아낸다고 믿었던 팥, 복숭아, 고춧가루, 마늘은 차례나 제사 음식에 사용하지 않아요. 그리고 특별히 설날에는 떡국을 올려서 '떡국차례'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차례가 끝나면  집안 어른들이나 주위의 웃어른을 찾아가 '세배'를 하지요. 세배를 받은 어른은 아랫사람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덕담'을 해 주고, 세배의 값으로 '세뱃돈'을 주기도 하고요. 세배를 온 사람에게 '세찬'이라고 해서 음식과 술을 대접하기도 했답니다. 

 

 재밌는 풍속은 바로 '신발 감추기'입니다. 옛이야기에 따르면 설날 밤에 귀신이 마을로 내려와서 아이들의 신발을 신어보고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이 있으면 신고 가버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 날 아이들은 신발을 귀신에게 도둑맞을 것을 걱정해서, 자기 신발을 감추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고 합니다. 

 

 또 '세화(歲華)'라는 그림을 서로 나누기도 했어요. 세화는 집 대문 밖에 붙여서 나쁜 기운이 오는 걸 막아주길 바랐다고 합니다. 원래 조선시대에 임금님이 신하들에게 한해의 무사무탈과 행운을 기원하며 하사한 그림이었는데, 점차 민간에도 전해진 풍속이라 하네요. 요즘에도 이 세화를 받을 수 있어요. 올해도 설날 전후에 경복궁에서 세화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원하는 사람은 무료로 세화를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세화
세화도

 

 마지막으로 '복조리'와 '복주머니'입니다. 조리는 곡식에 섞여 있는 돌을 걸러내는 주방 도구예요. 이처럼 나쁜 일은 걸러내고 좋은 일만 가득 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복조리'라고 이름 붙여서 집 벽에 걸어 두었다고 합니다. 또 복조리 장수에게 복조리를 살 때는 복이 달아날까 봐 가격을 깎거나 하는 일 없이 구입했다고 하네요. 

 

 집에는 복조리를 걸어두고 몸에는 복(福), 부(富), 귀(貴) 같은 글자를 수놓은 주머니인 '복주머니'를 차고 다니면서 새해에 많은 복이 생기길 기원했다고 합니다 

 

 

 

6. 설날에 하는 놀이는?

 

 윷을 던져 나오는 5가지의 윷패인 도(돼지), 개(개), 걸(양), 윷(소), 모(말)를 이용해서 게임을 하는 '윷놀이'가 대표적이고,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에 주로 남자들이 하던 '연날리기'도 있지요. 여자들은 설이나 추석에 '널뛰기'를 했어요. 두 사람이 선 채로 번갈아 뛰면서 하는 시소 같은 거죠.

 

 

 

 이처럼 다채롭고 신나는 설 명절.

 

모두가 새해 한 해 동안 평안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