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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사찰음식 수업 (향적세계 정규과정)

향적세계(중급) 1. 고추장아찌김밥, 양배추물김치, 무나물

by 오몽실 2024. 12. 2.

 향적세계에서 배우는 사찰요리 정규수업은 5월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중급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중급 수업의 강사스님은 동희스님이셨어요. 스님께서 사찰음식 수업에 기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고, 올 때마다 맞은편에 있는 조계사 부처님을 향해 마음속으로 '오늘도 별일이 없어서 무탈하게 수업에 출석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해보라 말씀해 주셨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맞는 말씀인 것 같아 그날 이후로는 저도 종종 그렇게 인사를 하면서 수업을 들으러 다녔어요. 별일 없는 잔잔한 일상에 감사합니다. 

 

  중급과정의 첫 수업에서는 고추장아찌김밥, 양배추물김치 그리고 무나물을 배웠어요.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추장아찌김밥, 무나물, 양배추물김치

 

 

 1T는 15ml, 1t는 5ml, 1C은 200ml(cc)입니다.
  '간장'은 진간장, 양조간장이 아닌 집간장, 조선간장 혹은 국간장이라고 불리는 재래간장입니다.
채수는 건표고버섯과 다시마를 넣고 끓인 국물인데, 무를 추가 할 수도 있습니다.

 

 

1. 고추 장아찌김밥

 

- 재료 

  현미쌀 500g, 김 10장, 두부 1모, 당근 2개, 오이 2개, 우엉 2개, 고추간장장아찌 20개

  식용유 2T, 들기름 3T, 조청 2T, 간장 2T, 소금 1T, 참깨 1T

- 준비

  현미쌀은 2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서 물과 1:1.2의 비율로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둡니다.

 

- 조리과정

  두부는 1cm 두께로 길이대로 자라서 소금을 뿌려 노릇한 색이 나도록 바싹 지집니다. 당근은 5x0.5cm 정도로 채를 썰어서 들기름 두른 팬에 소금 간을 약간 하며 볶아 두고요. 오이도 0.5cm 두께로 기다랗게 세로로 잘라 들기름 두른 팬에 소금간 하며 볶아 주세요.  우엉도 당근과 같은 크기로 채 썰어 간장과 조청을 넣고 10분 정도 충분히 조려 주세요. 고추 장아찌는 꼭지를 떼어내고 길이로 반 잘라서 씨를 털어냅니다. 김발에 김을 한 장 올리고 그 위에 밥을 한 주걱 올려 고르게 폅니다. 그리고 두부, 당근, 오이, 우엉, 고추장아찌를 얹어 꽉 말아 줍니다. 조금 있다가 김밥을 썰고 참깨를 위에 뿌려 주세요. 

 

- 포인트

 오이는 길이대로 죽죽 길게 자른 뒤 식감이 물컹하고 수분이 많은 오이 씨 부분은 칼로 제거하고 아삭아삭한 부분만 사용해 주세요. 김밥에 물이 생겨서 질척거리게 됩니다.  

- 응용

 현미가 아닌 백미로 밥을 할 때, 밥이 다 되고 나서 소금과 참기름으로 밑간을 해서 김밥을 싸도 맛있어요.

- 개인적인 평 

 두부, 당근, 오이, 우엉이 들어가서 여러 가지 다양한 채소와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메뉴예요. 또 간장 고추장아찌의 개운하게 매운맛 덕분에 목이 메이거나 하는 거 없이 술술 잘 넘어가는 김밥입니다.

간장고추장아찌김밥

 

 

2. 무나물

 

- 재료

무 300g, 소금 1/2T, 참깨가루 1T, 설탕 1T, 식용유 2T

- 준비

 무는 껍질을 벗기고 7x0.7x0.7cm 크기로 채를 썰어 둡니다.

 

- 조리과정

 식용유 두른 팬에 채 썬 무를 넣고 기름이 스며들 때까지 중간 불에서 충분히 볶아주세요. 무가 기름을 먹으면서 투명해지면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해서 무를 익힌 뒤 참깨가루를 뿌려 냅니다.

 

 - 포인트

 무는 노랗게 변하지 않고 하얀색을 잘 유지하도록 타지 않게 볶아 냅니다. 탈 것 같으면 물을 약간씩만 추가해 주는 게 좋아요. 설탕은 안 넣어도 맛있어요. 하지만 무가 가장 맛이 없는 여름에는 설탕을 약간 넣어주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 개인적인 평

 평소엔 젓가락에서 축 늘어지는 가느다란 무나물을 좋아합니다. 이번에 만든 무나물은 굵기가 제법 굵은 편이어서 그 맛이 무척 궁금했었는데 무의 부드러운 식감이 충분히 느껴져 맛있었습니다. 집에서 해 먹는 무나물에는 종종 액젓이나 파, 마늘 같은 강렬한 양념이 들어가는데, 이 무나물은 무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순하디 순한 무나물이었습니다.

 

무나물

 

 

 

3. 양배추 물김치

 

 

- 재료

 양배추 1/3개, 홍피망 3개, 매실효소 1/2C, 물 1/2C, 보릿가루 1/2C, 굵은소금 1/2C, 고춧가루 1/2C

 물 6C, 간장 2T, 일반 양념용 소금 1T

- 준비 

양배추는 가운데 굵은 심지를 제거하고 3x2cm 크기로 잘라 소금에 살짝 절입니다. 이때 물도 조금 뿌려주세요. 살짝 절인 양배추는 물에 헹군 뒤 물기를 빼 둡니다.

 

- 조리과정

물 3C에 분량의 보릿가루를 섞어 끓여서 풀을 만든 뒤 차갑게 식힙니다. 홍피망은 듬성듬성 썰어서 물 1/2C, 고춧가루, 매실효소, 소금과 함께 믹서기에 갈아 주세요. 큰 볼에 보릿가루 풀, 갈아둔 양념, 물 3C, 간장 2T, 소금 1T를 넣어 섞은 뒤 양배추를 살살 버무려 줍니다. 실온에 하루 익힌 뒤 이후로는 냉장 보관해서 시원하게 먹어요.

 

- 포인트

 이 물김치는 오래 두고 먹는 김치가 아니라서 1~2주일 안에 먹는 게 맛있는 김치예요. 그때그때 만들어 먹으면 세요. 마지막에 간장과 함께 물을 넣을 때 물 양은 3C에서 가감하여 맞춰 넣으면 됩니다. 양배추 크기에 따라 양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 개인적인 평

 보기에 너무 빨간색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너무 순한 김치였어요. 아무래도 피망이 들어가서 보이는 색깔에 비해 훨씬 덜 매웠던 것 같아요. 아삭하고 맛있는 상큼한 김치였어요. 칼칼하면서도 순한 피클 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아이들도 젓갈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맛있는 별미김치입니다. 

 

양배추물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