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수많은 경전에 등장한다. 진흙 속에서 자라나지만 더러움이 묻지 않고 깨끗하고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 '처염상정' 성질이 불교의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 주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탄생을 기록한 경전에 보면 부처님은 마야부인의 오른쪽 겨드랑이에서 태어나 일곱 발자국을 걸었는데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그 자리에 연꽃이 피어났다고 묘사되고 있다. 또 「묘법연화경」에는 그 유명한 '염화시중의 미소' 이야기도 등장한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영산회상에 계실 때, 아무런 설법을 하지 않으시고 곁에 연꽃 한 송이를 들어 제자들에게 보여주셨는데, 오직 가섭만이 이를 보며 홀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개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으로 '염화시중의 미소' 혹은 '이심전심의 묘법'이라고 표현된다. 불교 경전에서는 물의 표면 바로 위에 가까이 붙어 꽃을 피우는 수련이나 그렇지 않은 연꽃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연꽃이라 일컫고 있다. 하지만 둘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차이점이 있는데,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꽃은 잎이 둥글며 까슬까슬하고 꽃대가 수면 위로 길게 올라와서 꽃을 피우는 반면, 수련은 잎은 접시처럼 둥글면서 조금씩 갈라져 갈라져 있고 반질반질하다. 그리고 수련은 관상용에 가까운 식물이지만 연꽃은 뿌리, 잎, 꽃 등 여러 부위를 식용할 수 있다. 연잎은 약성도 뛰어나서 수렴제나 지혈제, 야뇨증 치료제 등으로 쓰이기도 하고 위장 건강이나 지혈에도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또 연잎은 피부미용에 뛰어난 효능을 갖고 있고, 연잎 줄기는 철분, 비타민E, 레시틴 등의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예부터 연꽃은 얼굴 빛깔을 좋게 하고 , 몸을 가볍게 하며, 더위 먹는 것을 해소해 주고 술로 인한 주독을 제거한다고 했다. 6월이나 7월에 연꽃의 꽃 봉오리를 차로 마시는데 그 맛은 쓰면서 달고 약간의 향기가 있으며 성질이 따뜻하다.
「밀린다왕문경」에는 연꽃에 관해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대왕이시여, 마치 연꽃이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듯 연꽃은 모든 번뇌에 물들지 않습니다. 이러한 연꽃의 특성이 열반에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법화경」의 제19 법사공덕품에는 "수만나 꽃의 향기, 사제 꽃의 향기, 말리 꽃의 향기, 침복 꽃의 향기, 바라라 꽃의 향기, 붉은 연꽃의 향기, 푸른 연꽃의 향기, 흰 연꽃의 향기와 꽃나무의 향기, 과일나무의 향기와 전단향, 침수향, 디마라발향, 다 가라 향, 천만 가지 조합한 향과 혹은 가루향"이라고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연근
연근은 맛이 달고 성질은 차갑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재료로 생채로 먹기도 하고 다양한 조리법으로 조리해 먹기도 한다. 비타민 C가 매우 풍부한데 녹말로 보호되어 있어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주며, 몸속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또 연근에는 끈적한 성질의 물질인 뮤신도 들어 있는데 이 뮤신은 단백질의 한 종류로서 자양강장과 혈액순환등의 효능이 있다. 이외에도 연근에는 많은 칼륨이 들어 있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유익한 식재료가 될 수 있다. 연근은 주성분이 탄수화물의 일종인 녹말이기에 섭취하면 배고픔을 덜 수 있고, 원기도 회복되며, 식물성 섬유가 많아 신장기능을 강화해서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성질도 있다. 일반적으로 연근의 색이 하얗고 식감이 부드러울수록 품질이 좋은 것으로 치며 이런 연근과 연밥으로 차를 만들어 먹으면 피부를 곱게 하고 여드름에도 효과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연근과 생각의 생즙을 각각 넣고 섞은 뒤 뜨거운 물을 부어 감기 치료제로 마시기도 하였다.
연자와 연방
연방에 맺힌 연꽃의 열매를 연자라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연육, 연실 또는 연밥, 연자육도 있다. 연자는 심장을 보호하고 신장을 도우며 비장을 튼튼하게 해 주고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고, 가슴 두근거림과 불면증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연자는 죽에 넣어 연자죽으로 섭취할 수도 있는데 이는 내장을 보호하고 눈과 귀를 밝게 해 준다. 이외에도 식욕부진, 소화불량, 만성설사에도 도움이 되는데 죽을 끓일 때에는 연자 안에 있는 초록색 배아인 연자심을 제거하고 죽을 쑤는 게 좋다. 왜냐하면 연자심은 맛이 매우 쓰고 독하기 때문이다. 연방은 연씨가 담겨 있는 방으로 연꽃이 활짝 피었다가 시들어지고 나면 벌집 모양으로 생긴 꽃 턱 구멍 속에서 도토리처럼 생긴 연씨가 초록색에서 까맣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연밥은 햇빛을 받을수록 익어가는데 그러면 연방의 구멍도 점점 커진다. 연방으로 만든 죽은 여름철에 더위와 설사에 효과가 매우 좋고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그 맛은 씁쓸하고 성질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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