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우리가 보통 먹는 김은 양식이나 자연산으로 자란 김이라는 해초를 종이처럼 얇게 펼쳐서 말린 거잖아요? 그렇게 말리기 전에 물기가 있는 상태의 촉촉한 생 김을 그렇게 부릅니다.
예전에는 김 양식을 하는 지역이나 자연산 김을 구할 수 있는 바닷가 지역에서나 물김으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지요. 왜냐하면 물김이 쉽게 변질이 되어서 그랬다네요.
채취하고 이삼일만 지나면 점차 불그스름하게 변한다고 해요. 그래도 요즘엔 교통도 발달하고 배달 시스템도 좋아져서인지 바닷가 마을이 아니라도 인터넷으로 물김을 주문해 맛볼 수 있어요.
저는 작년에 시장에서 물김을 처음 발견하고는 얼른 사 와서 국을 끓여 먹었는데, 저를 포함한 가족들의 입맛에 잘 맞아 참 맛있게 먹었었어요.
그래서 올해도 물김이 언제 나오나 하고 기다렸는데, 어느 날 장에 가니 반가운 물김이 딱 한 재기(뭉텅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마지막 물김 한재기를 2000원에 사 왔어요.
물김을 만들려고 유튜브로 여러 레시피를 찾아보는데, 수년 전 편스토랑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배우 오윤아 씨의 레시피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어렸을 때 오윤아 씨의 조부모님과 부모님께서 김 양식을 하셨다니, '가정식 레시피를 배울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그럼 재료부터 준비해 볼까요?
물김 한 재기, 굴 한 봉지 180g, 물 1리터, 다시마 2조각, 다진 마늘 1T, 집간장(국간장) 1T, 소금 1T, 참기름 1T, 들기름 1T, 쪽파 혹은 대파 약간입니다.
굴은 소금물에 두세 번 씻어서 채반에 받쳐 두고, 맹물에는 다시마 두 조각을 미리 넣어 주세요. 다시마 육수만 따로 끓이면서 만들어 두기 힘들어서 그냥 우려냈어요.
물김은 맹물에 씻어 건지기를 두 번 정도 반복해서 씻어 줍니다. 물김을 물에 넣으면 화들짝 놀랄 정도로 엄청나게 양이 불어나요.
불어나는 속도나 양을 보면 미역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예요.
( 덜 번거롭게 하려면 물김을 구멍이 뚫려 있는 스텐볼에 담은 상태로 맹물에 두어 번 씻으면 됩니다.)
하지만 물김을 끓는 물에 넣으면 부피가 꽤 줄어드니까 당황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쨌든 씻어 건져낸 뒤 물기를 짠 물김은 한두 번 칼로 잘라 줍니다.
그리고 냄비에는 참기름과 들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굴을 넣어 볶아 주세요. 참기름과 들기름을 함께쓰면 맛이 상승되는 효과가 있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은 데, 그래서 기름 두 종류를 모두 넣는 것 같아요.
그리고는 다시마를 넣어둔 물을 부어 줍니다. 저는 다시마를 충분히 우려내지 못한 것 같아서 물과 함께 그대로 넣어 끓이다가 3분 뒤에 다시마만 건져 냈어요.
다시 한번 국물이 끓어오르면 크게 썰어 둔 물김을 넣어 줍니다. 씻을 때 불어나서 귀신산발 같은 물김도 뜨거운 국물에 들어가면 푸르스름하게 변하면서 부피가 줄어듭니다.
뭔가 '물반 물김반' 느낌이지만 그래야 맛있어요. 그리고 먹어보면 물김이 탄력이 있으면서도 매우 부드러워서 양에 비해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빡빡한 국 형태로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한소끔 더 끓으면 대파나 쪽파 썬 것을 올리면 끝입니다.
오징어와 새우를 넣고 부추전을 만든 날에 물김국도 만들어 먹었어요. 바다 음식의 날이었습니다. 전날 먹다 남은 소시지와 시금치나물, 무나물, 콩나물과 함께 말이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추운 날에는 역시 따뜻한 국물이 최고예요. 그리고 보들보들하고 매끈하면서 탱글한 물김은 정말 맛있어요.
작년에 물김국 끓일 땐 기름 종류를 넣지 않고 맹물에 굴과 물김 그리고 파, 마늘, 소금을 넣고 끓여 먹었었는데, 가볍고 시원한 맛이 좋으면 이 방법이 좋을 것 같고, 그래도 좀 든든하게 먹고 싶으면 굴을 기름에 볶아서 먹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이러나저러나 다음날까지 맛이 좋은 시원한 물김국입니다.
물이나 육수를 넣지 않고 보약처럼 진하게 끓이는 물김국 레시피도 있어요. 물김이 신기하게도 물없이 불에 올려도 저절로 물이 나오네요. 그래서 별도의 물을 붓지 않고, 김 자체의 물로만 국을 끓이는 방법입니다.
이 레시피는 김치명인 이하연 선생님을 따라서 만들어 본 건데, 정말 바닷가 어느 마을에서 물김국 한 그릇 얻어먹는 기분이 들 정도로 진한 국물 맛이 난답니다.
비교해 보고 취향에 맞는 걸로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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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물김 보관법은 물김을 잘 씻어서 한번에 먹을 양만큼씩 소분해서 냉동실에서 얼려 두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면 겨울이 아니더라도 사시사철 물김 맛을 즐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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