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를 먹은 지 너무 오래된 듯하여, '조만간 불고기를 만들어 먹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인터넷 쇼핑 중 우연히 '해운대 암소갈빗집의 감자사리면'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재료를 살펴보니 생각보다 단출했습니다. 밀가루랑 감자전분, 소금에 약간의 첨가물 정도이길래 잘 됐다 싶어서 구입을 결정했어요.
해운대 암소갈비의 감자사리는 원래 가운데가 둥글게 솟아 오른 불판에서 즉석으로 먹는 음식이에요. 불판 가장자리 높은 곳에는 달짝지근한 양념갈비를 익히고 주변의 낮은 가장자리 링 부분에 사리를 둘러 넣고 양념육수를 부어 보글보글 익혀 먹는 거지요.
양념갈비도 아니고, 그런 불판도 없지만 집에서 불고기와 같이 곁들여 먹어도 그 맛이 날지 궁금했습니다.
일단 불고기를 만들어야죠.
소고기 불고기감 630g에 양념을 합니다. 간장 3T, 집간장 2/3T, 설탕 1.5T, 후추 약간, 다진 마늘 1T, 참기름 1T, 다진 파 2T, 물 2/3C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뒤에 잠시 양념을 재워 둡니다. 저는 원당을 쓰기에 단맛이 좀 덜해서 1.5T를 넣었지만, 흰 설탕이면 더 적게 넣어도 괜찮을 거예요. 단, 이 레시피의 불고기는 단맛이 적은 옛날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든 거예요. 한입에 달짝지근한 그런 불고기는 아니에요.
그리고, 부재료인 대파 1대와 청고추 2개를 어슷 썰고, 양파 중간크기도 1개를 채 썰어둡니다.
감자사리면은 냉동상태인데, 미리 상온에 꺼내서 해동이 되었을 때 가닥가닥 뜯었습니다. 그리고 조리법의 설명대로 끓는 물에 3분 삶은 뒤 건져내어 찬물에 2~3회 씻어 건져 줬어요.
뜨거운 물에서 3분쯤 익혔을 때는 '이거 곤죽이 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들었는데, 차가운 냉수에 넣어 두어 번 헹구고 보니 오히려 '나중에 불고기 소스에 넣어서 충분히 익혀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탄력이 있었습니다.
이제 불고기를 구울 차례예요. 기름 두른 팬에 양파와 대파를 넣고 숨이 살짝 죽도록 볶은 뒤 고기와 고추를 넣고 잘 익혀 줍니다. 고기가 뭉쳐져서 덩어리 지지 않게 양손으로 도구를 들고 고기를 흩어 가면서요.
사리면을 넣을 거라 맹물을 조금 더 부어주고 소금 간을 한 꼬집 했어요. 다음에는 불고기양념을 넣은 육수를 넣어 익혀 봐야겠습니다. 어쨌든, 양념이 팬에 많이 남아 있을 때 삶아 건져둔 감자사리면을 팬에 넣어 흩어가며 양념을 흡수시킵니다. 그리고 충분히 배어 든 것 같으면 면을 따로 꺼내 주세요.
사실, 최상의 결과를 위해서는 식탁에 휴대용 가스버너나 인덕션을 가져다 놓고 큰 전골팬에 불고기와 사리면을 즉석에서 보글보글 익혀가면서 먹는 게 제일인데, 집에 아이가 아직 어려서 혹시 화상을 입는 사고가 생길까 봐 미리 접시에 담아 먹기로 했어요.
이 감자사리면은 팬에 눌려서 누룽지로 만들어 숟가락으로 삭삭 긁어먹으면 제일 맛있답니다. 그리고 면이 많이 퍼져서 축축 늘어져도 그것대로 부드럽고 맛있어요. 참 신기한 면입니다.
면이랑 불고기, 국물을 비벼 먹으려고 큰 그릇에 밥을 담았어요. 아이가 사리면을 너무 잘 먹어 다음에는 2 봉지가 아니라 3 봉지 넣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아이에게 양보하느라 많이 먹질 못했거든요. 그리고 다음에 다시 만들어 먹을 때는 맹물이 아니라 꼭 양념된 육수를 넣고, 긁어도 되는 냄비나 팬에 누룽지를 만들어 먹어볼 생각입니다.
오랜만에 맛있게 먹은 불고기였어요.
2025.01.15 - [기타 등등 이것저것/먹거리] - 감자사리면
감자사리면
해운대 암소갈비집의 감자사리면을 먹어 본 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마켓컬리에서 인터넷으로 장 보다가 발견했어요. 해운대 맛집으로 유명한 '해운대암소갈비집'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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