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로 한 상을 차렸던 그날의 마지막 나물은 바로 씀바귀였습니다. 씀바귀 요리 역시 앞서 포스팅한 '원추리 조갯살 무침'처럼 고 김숙년 선생님의 책 「600년 서울음식」에 나오는 레시피를 참고해서 만들었어요.
이런저런 맛간장이 나오기 전의 클래식한 요리들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저희 가족 입맛에 맞아서 주로 예전 요리책들을 참고해서 음식을 하는 편입니다.
어쨌든 이 씀바귀 요리는 뿌리만 먹는 씁쓸한 씀바귀를 소고기와 함께 조리해서 먹는 건데 그 때문인지 궁중이나 양반가에서나 먹은 요리라고 하네요.
재료는 씀바귀 200g, 소고기 150g, 미나리 45g, 숙주 수북이 한 줌, 고추장 양념( 고추장 1/2T, 집간장 1/2T, 다진 파 1T, 다진 마늘 1T, 설탕 1.5T, 깨소금 1T, 참기름 1T), 소고기 양념 (다진 파, 다진 마늘, 후추, 간장, 설탕 약간씩)입니다.
[ 만드는 방법 ]
1. 씀바귀는 물이 담긴 그릇에 넣고 비벼가며 흙이 없도록 잘 씻어 둡니다. 끝에 딱딱한 부분이나 물러 버린 곳, 상한 부분이 있으며 뜯어서 버려 주세요. 손으로 똑똑 잘 끊어집니다.
그리고 끓는 물에 넣고 '살짝' 데쳐 낸 뒤 찬물에 30분 이상 담가 둡니다. 그러면 쓴맛이 점점 맹물에 우러나면서 물 색깔도 노르스름하게 변하고 그 물을 먹어보면 물에서 쓴맛도 납니다.
씀바귀의 쓴맛이 싫거나 먹거 힘들수록 물에 오래 담가 두면 쓴맛이 줄어들어요. 저는 1시간 담가뒀다가 칼로 적당히 썰어서 준비했습니다.
2. 머리와 꼬리를 떼어 낸 숙주나물과 깨끗이 씻은 미나리를 끓는 물에 넣고 살짝 데친 뒤 숙주는 그대로 식히고 미나리는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짜고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도록 자릅니다.
3. 기름을 약간 두른 팬에 약하게 갖은양념을 해 둔 소고기를 넣고 볶아 익혀 주세요.
4. 볼에 준비된 재료를 모두 담고 분량의 고추장 양념도 모두 넣습니다. 그리고 양념이 고루 무쳐지도록 잘 섞어 주세요.
5. 완성입니다. 접시에 예쁘게 담아 먹으면 되지요. 강렬한 쓴맛을 가진 씀바귀지만 다진 소고기를 넉넉히 넣고 아삭한 숙주와 상큼한 미나리와 함께 담아내니 새콤 달콤 쌉싸래한 이 음식에 손이 자꾸 갑니다.
이 음식도 원래 레시피보다 고추장 양을 많이 줄인 거라 아이가 매워하진 않았지만 쓴맛 때문에 먹기 좀 힘들어하다가 들기름 두르고 밥에 비벼 달라 하길래, 총총 작게 썰어서 김 자른 것과 함께 밥에 비벼 제법 먹었습니다.
동의보감에 '심신을 편안하게 만든다'라고 쓰여있다는 씀바귀 먹고 심신이 편안한 봄날을 보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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