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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 table/오늘의 식탁

어글탕 - 집에서 어글탕 만드는 법, 전통 어글탕 레시피,

by 오몽실 2025. 4. 18.

 고 김숙년 선생님의 요리책「600년 서울음식」을 볼 때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앞서 포스팅했던 '원추리 조개무침'도 그러했는데 '어글탕'이라는 이 생소한 요리의 레시피를 봤을 때는 그런 느낌이 더 많이 들었어요.

 

요리책
요리책

 

 

 어글탕.. 탕이니까 국물요리인 것 같은데 어글은 무슨 뜻일까? 알고 있는 비슷한 단어라고는 영어의  '어글리(ugly)' 밖에 떠오르지 않아서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어글은 우리말이고 탕은 한자어인데, 어글이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다고 되어 있었어요.

 

 명태의 껍질을 이용한 요리인 것도 재미난데, 어글탕이라는 이름도 신기하고 그 뜻을 모르니 더 미스터리 한 분위기를 풍기는 음식입니다. 

 

 어쨌든 몇 년을 책으로만 보면서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직접 만들어 보게 된 어글탕입니다. 그리고 양념이나 재료의 양을 저희 식구 입맛에 맞게 약간 조절을 한 거예요.

 

 재료는 북어 껍질 여러 개, 소고기 다짐육 150g, 계란 2개, 두부 1/4모, 숙주 50g, 건고추 1개, 밀가루 약간,  장국 국물(아롱사태 삶은 물 1.5L, 청장 1T, 소금 1/2t), 양념 (간장 3T, 파 1T, 마늘 1T, 깨소금 1T,  소금과 후추 약간씩, 참기름 1T)입니다. 

 

 원래는 소고기 양지 육수를 사용하지만 저는 아롱사태 장조림 만들 때 챙겨둔 사태 삶은 육수가 냉동실에 있었기 때문에 그걸 사용했어요.

 

 

재료준비
재료준비

 

 

 

[ 만드는 방법 ]

 

 

1. 북어 껍질을 다듬어요. 칼등으로 비늘 껍질을 긁어내고 뼈가 있으면 제거해 주세요. 그리고 지느러미도 가위로 잘라 정리한 뒤 깨끗이 씻어서 원하는 크기로 자릅니다. 북어 껍질에 물이 닿으면 껍질이 금세 부드러워질 거예요.

 

 나중에 북어 껍질을 팬에 지질 때 오그라드는 게 걱정이 되면 명태 껍질에 칼집을 군데군데 내어 주면 됩니다. 저는 칼집을 넣지 않고 그냥 사용했어요. 

 

2. 숙주는 데쳐서 물기를 짜내고 송송 썰어주고, 두부는 면포에 넣고 꽉 짜서 물기를 제거해 둡니다. 그리고는 숙주와 두부, 소고기 다짐육을 분량의 양념재료와 함께 조물조물 잘 섞어요.

 

북어껍질양념하기소-만들기
북어껍질과-양념-그리고-부재료

 

 

3. 북어껍질 안쪽에 밀가루를 고루 묻히고 여분의 가루는 털어낸 뒤 2번에서 양념해 둔 재료를 퍼 얹어서 평평하게 고루 얹어 줍니다. 덧가루로 쓴 밀가루가 일종의 접착제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그리고 나면 밀가루를 다시 한번 뿌리고, 달걀 옷을 입혀 기름을 두른 팬에 지져 냅니다.

 

북어껍질에-소고기붙이기지지기국물-준비
요리과정

 

 

4. 장국에 건고추를 하나 넣고 끓입니다. 국물이 끓으면 미리 지져둔 북어 껍질 소고기 전을 넣어주세요. 처음에는 가라앉지만 이 건더기가 떠오르면 쪽파와 고추를 넣고 뜨겁게 담아냅니다. 

 

고기넣기떠오른다쪽파넣기
끓이기

 

 

5. 완성이에요!

 

 처음에 북어 껍질을 물에 불렸을 때 약간 먹어 봤는데 제법 질겼어요. 그래서 '이 질긴 걸 어떻게 먹지?'하고 걱정을 조금 했었어요. 그런데 전으로 지져내어서 그런지 완성된 음식을 먹었을 땐 질긴 느낌 없이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맵지 않은데다 깊은 소고기의 맛과 향이 구수한 북어향과 어우러져 그런지 아이도 맛있게 한 그릇 뚝딱 먹은 메뉴예요.

 

완성상차림
완성

 

 

  책 안에 분류에 따르면 어글탕은 겨울 음식이에요. 하지만  제가 어글탕을 만들었던 이 날은 봄인데도 꽃샘추위로 추웠기 때문에 이 특이한 탕요리가 참 잘 어울렸어요. 한 번쯤 만들어 볼 만한 정성이 가득 담긴 맛있는 음식이라 생각됩니다.

 

 책 안의 선생님 표현을 빌리자면 '각별한 맛' 이거든요.

 


 

저는 이 날 원추리나물과 민들레김치 그리고 두메부추 전이랑 같이 먹었어요. 남편은 그냥 부추전보다 두메부추전이 더 맛있다며 잘 먹었습니다. 

 

원추리나물민들레김치두메부추전
반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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