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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들 세시풍속 따라하기 프로젝트/세시명절(음력)

아홉가지 나물 - 정월 대보름 나물, 묵은나물 집에서 만드는 법, 볶는법

by 오몽실 2025. 2. 13.

 정말 열심히 아홉 가지나물을 만들어 봤습니다. 어제는 오곡밥을 쪄서 만들었고, 오늘은 대보름 나물을 만들어 먹었어요. 일곱 개까지 만들고 그만할까 싶었지만 두 개밖에 안 남았는데 포기하기 아까워서 다 만들었습니다. 

 

 아이가 너무너무 맛있다며 밥과 나물을 김에 싸서 작은 입이 터져라 오물오물 먹는 걸 보니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아닌 게 아니라 내가 먹어봐도 나물이 너무 맛있게 잘 된 게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랐습니다. 

 

 재료를 알아볼까요? 

 

 우선 아홉 가지나물입니다. 몇 가지 레시피를 살펴본 결과 대보름에 먹는 아홉 가지  나물의 종류에 정답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장선용선생님의 요리책 「음식끝에 정 나지요」를 참고해서 무, 숙주, 콩나물, 고사리, 취나물, 호박오가리(말린 호박), 도라지, 시래기, 시금치로 골랐습니다.

 

 나물 양념은 한복선 선생님의 「한복선의 우리 음식」을 참고했어요. 

 

재료준비
재료준비

 

 

 건나물(묵은 나물)은 하루전날 불려 놓으면 일이 수월합니다. 저는 고사리, 무청시래기는 삶아 놓은 것을 사서 썼고, 호박오가리와 취나물만 하루전날 불려둔 뒤 꼭 짜서 수분을 제거했습니다. 

 

 건나물을 볶을 때 쓸 육수는 맹물도 괜찮지만, 뭐라도 들어가면 맛이 더 낫지 않을까 싶어 하루 전날 맹물에 다시마 한 조각과 육수용 멸치 여러 마리를 넣어 냉장고 뒀다가 그대로 꺼내 썼는데, 이 육수 덕인지 어쩐지 여하튼 나물이 참 맛있게 되었었어요.

 

  건취나물, 건고사리, 말린 시래기는 먼지 털어내듯 두어 번만 재빠르게 물에 씻어 건진 뒤 불리지 않고 그대로 끓는 물에 넣어 8~10분 정도 삶고 뚜껑을 덮어 그 상태 그대로 천천히 식히면 천천히 부드럽게 불어납니다. 삶는 시간은 나물의 종류와 상태를 보면서 조절하면 됩니다. 

 

 호박오가리는 물을 자작하게 부어서 10분 정도 그대로 둔 뒤 건져내어 냉장고에 보관했어요. 그랬더니 남은 물기가 호박에 골고루 퍼져 부드럽게 불어 있었습니다. 호박오가리는 꼭 짜서 여분의 물기를 없애고 원하는 크기로 잘라 준비합니다. 

 

 도라지는 껍질을 벗기고 알맞은 크기로 잘라 소금을 넣고 바락바락 주무른 뒤 물을 부어 10분 정도 두면 쓴맛이 좀 빠집니다. 그러면 헹궈서 물기를 꼭 짜두면 되지요.

 

취나물준비호박오가리준비
전날밤에-취나물과-호박오가리-불려두기

 

 

 그럼 준비는 다 되었고, 이제 묵은 나물을 볶을 차례입니다. 무청 시래기를 제외하고는 재료가 거의 같아요. 바로 국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참깨가루)입니다.

 

 이런 기본양념을 나물에 넣고 조물조물하고 나서 기름 두른 팬에 볶아주세요. 멸치다시마 육수를 중간중간 서너 숟가락씩 넣어주면서 타지 않고 양념이 잘 스며들게 볶아주면 됩니다. 기름만 계속 추가하면서 볶다 보면 느끼해지니까요.

 

 도라지는 기본양념에서 다진 생강을 소량만 더 추가하고, 고사리나물은 후춧가루를 조금 넣어주면 됩니다. 

 

도라지볶기호박오가리-볶기콩나물
도라지와-호박오가리-콩나물-볶기

 

 시금치는 데쳐서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꼭 짜고 다시 볶아 줍니다. 팬에 들기름과 다진 마늘을 넣어 볶다가 대파 다진 것과 국간장으로 밑간 한 시금치를 넣어 볶아 주면 맛있는 시금치 나물이 되지요.

 

 무나물은 유튜브채널 '땅끝마을 임선생'에서 본 대로, 마른 팬에 채 썬 무를 넣고 소금만 약간 뿌린 뒤 세지 않은 불에서 숟가락 2개로 무채를 계속 뒤적여가며 느긋하게 볶아 줬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멸치 다시마 육수를 넣어가면서 완전히 익힌 뒤 불을 껐어요. 마무리로 들기름을 살짝 넣어 섞어 줬더니 정말 담백하고 맛있는 무나물이 되었어요. 새로운 방법이라 따라 해 봤는데 맛있었습니다. 

 

 숙주는 아삭하게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살짝 데쳐서 건져 낸 뒤 찬물에 담그지 않고 그대로 식혀 소금과 참기름만 넣어 조물조물했고,  콩나물은 참기름 두른 팬에 다진 마늘, 다진 파, 육수 3숟가락 정도 넣고 볶다가 뚜껑을 덮어 익히면 끝입니다. 그럼 아삭하고 맛있는 콩나물이 되지요.

 

 무청시래기는 겉껍질을 벗겨서 원하는 길이로 자르고 된장, 집간장, 고추장,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으로 양념해서 동일한 방법으로 팬에 볶으면 됩니다.

 

 정신없이 다듬고 만들고 나니 드디어 아홉 가지 나물이 완성되었어요. 그래서 밀폐용기에 담았습니다. 며칠 반찬걱정 없이 든든할 것 같아요.

 

완성아홉가지-나물들
밀폐용기에-담기

 

 

 아이와 저녁을 먹을 땐 예쁘게 담아서 차려 줬습니다. 오곡밥은 아니고 맨밥이지만 김으로 쌈을 싸 먹었어요.

 

상차림나물나물
상차림

 

 

 

 열심히 만들었는데 아이도 너무 잘 먹고, 냉동실에 보관해 둘 비상식량까지 생기니 보람 있는 하루였습니다. 

 

김에-싸먹기냉동보관
김에-싸먹기와- 반찬냉동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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